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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9 후불제 민주주의-헌법이 부여하는 연대의 당위
2010/01/29 17:22



헌법을 처음 읽은 때가 대학교 1학년 때입니다. 김철수 저 <헌법학 개론>의 뒷장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던 대한민국헌법 전문과 130개의 조문을 다 읽고는 저는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헌법이 지향하는 세계의 아름다움에 깊은 감동을 받은 탓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사실 나를 둘러싼 현실이 그려내는 헌법의 풍경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가 가진 헌법은 후불제이기 때문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합니다.
나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 선언한 대로 대한민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정통성 있는 민주공화국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제헌헌법이 규정한 민주적 기본 질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을 다 지불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 였다. <본분 22쪽>

이 책의 구성은 대한민국 헌법의 구성과 흡사하게 권리에 관한 부분인 제1부 헌법의 당위와, 권력에 관한 부분인 제2부 권력의 실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제1부 헌법의 당위에서는 헌법의 존재의의와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생각을 풀어내고 현실 정치에서, 특히 MB정부 내에서 침해당하고 있는 권리에 대해서 논하고 있습니다. 또한 헌법을 바라보는 진보와 보수의 시선에 대한 명쾌한 해석도 피력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1조는 '존재'를 서술한 것이 아니라 '당위'를 선언한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 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진화하는 중이며, 그 진화는 때로 매우 폭력적인 증상을 동반했다.   <본문 59쪽>
진보는 '당위'를 추구하고 보수는 '존재'를 추종한다. 진보는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싸운다. <본문 68쪽>
보수는 이미 존재하는 현실을 불가피한 자연적 질서로 간주하고 그것을 지키려 한다. <본문 69쪽>

그러나 글이 2부로 진행되면서 헌법과 현실정치의 비교를 통한 비판의 모습이 다소 희석되고 자신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모습이 보여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권력의 핵심, 최소한 권력의 최고 주변부에 접근했던 사람의 얘기를 통해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비전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2010년 이후의 정치흐름에 대한 단초 역할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의 생각에 동의하고 저자의 진정성을 읽어 낼 수만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나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꿈과 비전은 대한민국 헌법에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해야 할 일은 헌법이 담고 있는 '꿈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찾아 국민과 대화하고 소통함으로써 그것을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본문 93쪽>


작가 소개
유시민(柳時敏)
                                                                            
1959년 경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인츠대학교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개혁국민정당 대표, 16대 17대 국회의원 및 44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너무나 간절히 원했던 나머지 20대를 거리와 감옥에서 보냈다. 독재 정권이 무너진 다음에는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고 싶은 마음에 유럽으로 가서 공부했다. 나이 마흔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책과 칼럼을 쓰고 방송 일을 하다가 2002년부터 정치에 직접 참여했다. 좋은 대통령 만들기, 좋은 정당 만들기, 좋은 나라 만들기를 하겠노라며 뛰어 다녔는데, 성공한 일도 있고 실패한 일도 많았던 6년간의 정치 활동은 결국 2008년 국회의원 낙선으로 끝이 났다. 지금은 원래 직업이었던 '지식소매상'으로 돌아와 글쓰기와 강의에 전념하고 있다. 정당과 정치를 직업정치인들의 전유물로 남겨두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국민이 정당과 정치를 자기 것으로 만들게 하는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글을 쓰고 강의하는 일도 더 좋은 정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믿는다. 2010년 국민참여당에 입당하여 제 2기 현실정치 시기를 맞이 하고 있다.
저서로는 <거꾸로 읽은 세계사><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WHY NOT - 불온한 자유주의자 유시민의 세상읽기><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대한민국 개조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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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