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처음 읽은 때가 대학교 1학년 때입니다. 김철수 저 <헌법학 개론>의 뒷장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던 대한민국헌법 전문과 130개의 조문을 다 읽고는 저는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헌법이 지향하는 세계의 아름다움에 깊은 감동을 받은 탓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사실 나를 둘러싼 현실이 그려내는 헌법의 풍경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가 가진 헌법은 후불제이기 때문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합니다.
이 책의 구성은 대한민국 헌법의 구성과 흡사하게 권리에 관한 부분인 제1부 헌법의 당위와, 권력에 관한 부분인 제2부 권력의 실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제1부 헌법의 당위에서는 헌법의 존재의의와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생각을 풀어내고 현실 정치에서, 특히 MB정부 내에서 침해당하고 있는 권리에 대해서 논하고 있습니다. 또한 헌법을 바라보는 진보와 보수의 시선에 대한 명쾌한 해석도 피력하고 있습니다.
진보는 '당위'를 추구하고 보수는 '존재'를 추종한다. 진보는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싸운다. <본문 68쪽>
보수는 이미 존재하는 현실을 불가피한 자연적 질서로 간주하고 그것을 지키려 한다. <본문 69쪽>
그러나 글이 2부로 진행되면서 헌법과 현실정치의 비교를 통한 비판의 모습이 다소 희석되고 자신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모습이 보여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권력의 핵심, 최소한 권력의 최고 주변부에 접근했던 사람의 얘기를 통해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비전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2010년 이후의 정치흐름에 대한 단초 역할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의 생각에 동의하고 저자의 진정성을 읽어 낼 수만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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