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009/11/18 23:25



        어스름 해가 지려는데
        난 아직도 이곳에서
        끝내지 못한 일을 위해
        남아 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청...  (0) 2009/11/18
겨울을 준비하고 봄을 기다리다  (1) 2009/11/15


Posted by 몽인
영화2009/11/15 17:55



          나는 그날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날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핸드볼경기에서 대한민국은 승부던지기 끝에 은메달을 땄고 그 덕에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이 후끈 달아 올랐음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거기서 기억은 멈추었다. 아마도 은메달이 기억을 멈추는 촉매제가 되었으리라. 우리는 2등을 기억할 만큼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억이 멈춘 바로 그 지점부터 미숙씨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스포츠 영화를 보아왔고, 그 속에서 일정한 규칙들을 익히 체득하고 있다. 이 같은 일정한 규칙을 장르라 부른다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다분히 장르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박빙의 승부-우리는 이미 그 결과를 알고 있지 않던가-도 없고, 상대팀에 대한 어떠한 정보-대부분 악당으로 묘사되곤 하는-도 없고, 무엇보다도 최후의 짜릿한 승리도 없다. 그러니 핸드볼로 은메달을 딴 얘기거리가 영화로 만들기에는 적당한 찰흙덩어리는 아닌 게 분명하다. 따라서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스포츠를 가지고 진짜 사람 사는 얘기 한번 들어 보라는 거다. 그건 임순례 감독의 전작인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무수한 노래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음악영화가 아닌 것과 똑 같은 얘기다. 
       
          대학을 들어가지 못한 백수 친구들의 이야기<세친구>, 인기도 없이 소도시의 밤무대를 전전하는 밴드의 이야기<와이키키 브라더스>를 통해서 사람 냄새 풀풀 나는, 심지어 구린내까지도 맡아야 했던 그녀의 전작들처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도 제목과는 달리 가슴 벅찬 희망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미숙의 삶도, 혜경의 삶도, 정란의 삶도 올림픽 이후 별로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생애 최고의 순간이 지나도 우리의 삶이 변하지 않는 것. 그렇다면 생애 최고의 순간이란 무의미한 것일까? 그 순간을 위한 노력은 부질없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이 영화를 온전히 보게 되는 것일게다.

          나는 이 영화가 '최고'가 아니라 '순간'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영화에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최고'는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승부던지기는 실패했고 그녀들은 아마도 쓸쓸히 귀국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순간'들을 우리는 목격한다. 혜경이 감독자리에서 쫓겨 나지만 선수의 자리로 돌아오는 순간, 미숙이 공항에서 발길을 돌려 경기장으로 돌아 온 순간, 장보람이 부상을 입고도 경기에 뛰겠다고 얘기하는 순간. 우리가 목격한 바로 그 순간 그녀들은 최고인 것이다. 그 순간은 그녀들이 선택한 순간이다. 그녀들이 최고라고 생각한 일을 선택하는 순간이다. 생각해보라. 내 생애 최고라고 생각한 일과 마주했을 때, 우리는 선택한 순간이 많은지 아니면 그냥 뒤돌아선 순간이 많은지. 가슴 벅찬 사랑 앞에, 부모님의 고마움 앞에, 가족의 애정 앞에, 우리 옆을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도움의 손길 앞에, 그리고 당신의 꿈 앞에 당당히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용기있게 선택했던가?

          순간은 흘러가면 끝이다. 순간이 지나고 나면 삶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계속될 것이다. 혜경은 일본에서 다시 감독 겸 선수생활을 할 것이고, 정란은 자신을 끔찍이도 사랑해주는 남편과 식당에서 물수건으로 슛을 던지며 살아갈 것이고, 미숙은 마트에서 야채를 팔고 있을 것이다. 참으로 지난하다. 그러나 그때 그녀들이 선택한 순간이 나머지 삶을 지탱해 줄 것이다. 그 순간 그녀들은 최고였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나를 생각한다. 지금 이순간이 내 생애 최고를 만들 수 있는 순간임을 알기에 최고가 될 수 있는 지금, 나는 두려워 하지 않고, 주저않지 않고, 뒤돌아 도망가지 않고, 당당히 지금 이 순간이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고,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나를 생각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Paran
감독 임순례
출연 문소리,김지영,조은지,김정은,엄태웅
가격 1500
영화 다운로드무비위젯 퍼가기무비위젯이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몽인
사진2009/11/15 16:56




          경남 하동군 횡천면
               청학동 가는 길목에서...

            장작을 수북이 쌓아놓고
               주인은 마실을 갔나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청...  (0) 2009/11/18
겨울을 준비하고 봄을 기다리다  (1) 2009/11/15


Posted by 몽인
잡담☞☞진담2009/11/14 17:58


 
          공룡류는 지금부터 약 6,500만년 전인 백악기 말에 갑자기 지구에서 전멸하는데 그 이유는 운석충돌설, 기온저하설, 해수준저하설, 화산활동설, 알도난설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다양한 원인 가설들은 몇가지의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중생대 백악기 말기의 대량 멸종이 왜 공룡이나 몇몇 생물 집단에만 일어났는가 하는 점이다. 이 설은 공룡류만 멸망하고 같은 파충류인 악어나 거북, 그 밖의 포유류는 어떻게 살아 남았는가를 설명하지 못한다. 둘째로 만약 거대 운석의 충돌이었다면 그로 유발된 여러 파괴적 현상이 지구 전역에 지질학적으로, 대규모로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점이다.

          결국 어떠한 원인에 의하여 공룡이 일시에 멸망하였는지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쥐라기에 들어서면서 몸집이 불어난 공룡 개체들은 진화와 생존의 치열한 싸움에는 적당한 외형이 아니었음은 알 수 있다. 공룡의 멸종이후, 지구를 지배하는 생물은 작고 날렵하지만 지능이 뛰어나고 순발력이 빠른 포유류였다.

          흔히 대기업을 공룡에 비유하곤 한다. 이런 공룡기업의 몸집 불리기로 인해 전국적으로 동네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대형마트에 이어 기업형슈퍼마켓(SSM)의 등장으로 소위 말하는 구멍가게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하여 풀뿌리 상권이 송두리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SSM의 입점반대운동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일부지역에서는 입점이 보류되는 곳도 있긴 하다. 그러나 그건 단순한 눈가림의 보류일 뿐 기습적으로 입점을 시도하고 마찰이 벌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부에서는 '영리법인 약국'을 추진한다고 한다. '영리법인 약국'이란 약사만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제를 풀어 일반인과 기업에도 약국 개설을 허용하고, 약국을 관리하고 약품을 취급하는 사람만 약사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다시 말해 약사가 아닌 일반인이나 기업에서 약사를 고용하여 약국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리법인 약국이 허용되면 기업형 체인약국이 설립될 수 있고 병원 처방약품을 많이 구비한 대형 약국이 많아져, 환자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정부에서는 얘기하고 있지만 이는 또다른 기업형 수퍼마켓의 변형일 뿐이다결국 공룡기업의 몸집 불리기에 일조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또한 이 방안엔 의사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 의약품 가운데 일부를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팔 수 있도록 허용 하자는 제안도 포함되어 있다. 일반 의약품 중에서 드링크제와 비타민, 소화제 등 약사의 전문성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일부 품목을 소매점에서 판매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 또한 만만치 않으며 이러한 반발을 단지 밥그릇 챙기기로 치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한국인의 약물복용실태와 건강비용 조사에 관한 연구결과<대한간학회지 제13권 제1호 2007; 34-43p>를 보면 현재 의사 처방 이외에 약물 등을 따로 복용하는 경우가 26.6%였고 과거에 따로 복용한 경우는 40.9%로 파악되었다. 또한 현재 복용하는 약물로는 민간요법(39.6%), 건강기능식품(29.9%), 한약재(5.8%), 한의사처방(5.8%), 의약품(4.2%)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한국인들은 의사의 처방을 통해 약을 구입하는 번거러움을 피해 다소 손쉬운 방법인 민간요법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약품으로 복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일반 의약품의 편의점 등의 판매가 허용될 경우 약물복용의 일상화가 우려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무시하고 공공성의 훼손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기업형 체인점식의 약국 경영을 맡길 수는 없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모든 것의 해답이 되어서는 안된다.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작으나 날렵한 기업구조가 전세계를 몰아치는 경제한파를 극복해내는 대안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MB정부의 기업프렌들리가 대기업과 재벌로만 향한다면 백악기 말기의 공룡들처럼 비대해진 공룡기업들의 멸종을 우리 눈으로 봐야하는 참담함을 겪을지도 모른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몽인
잡담☞☞진담2009/11/11 11:33



또 한명의 고교생이 자살을 했다. 자살의 원인은 지각했다는 이유로 체벌과 부모 서명을 요구하는 각서를 작성하게 한 정신적 부담감이었다. 그 각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교칙을 다시 위반할 경우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고 스스로 자퇴할 것을 서약하며, 
본 각서를  보호자  연서로 제출한다.
 
          
송아무개 고교생은 지각한 벌로 교실 복도에서 10분 동안 '업드려뻗치기' 얼차려를 받았으며 담임교사로 부터 각서를 건네 받고 아버지 사인을 받아 오도록 지시받았다. 그리고 그날 집으로 돌아가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린 것이다. 이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제기되면서 밝혀졌는데 인권위 조사관의 말과 주변 친구들의 정황을 통해 몇가지 유추할 만한 거리가 있다.
         
인권위와 이를 보도하는 기사 내용들은 해당교사의 '각서교육'이 고교생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말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과연 그것 뿐인가? 해당교사의 징계와 재방방지 대책마련으로 끝나는 일인가? 해당교사가 한번의 지각에 대해서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각서징구라는 방법을 사용했을 것 같지는 않다. 많은 꾸지람을 했을 것이고 때로는 엄한 체벌도 가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송군의 지각이 고쳐지진 않았다. 지각은 학업성적과는 또다른 사안이다. 학업성적은 타고난 재능과 개인적 차이로 인해 노력 여하와 별개로, 물론 노력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지각은 태도의 문제이다. 어쩌면 최소한의 성의의 문제인 것이다. 지각을 하고 안하고는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재능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교권이 땅에 떨어진 시대에 교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해당교사는 송군의 잦은 지각을 부모님께 알리고, 같이 고민하는 한가지 방법으로 각서와 부모님의 연서를 택한 것이다.

친구들은 평소 송군이 아버지를 매우 무서워했다고 말하며 교무실을 다녀온 뒤 죽고 싶다고 말해다고 한다. 교사의 말이 먹히지 않는 현실의 교육현장에서 교사는 부모님의 권위에 기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교사의 꾸지람과 체벌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들였던 송군이 아버지에게 지각한 사실이 알려지자 혼 날것이 무서워 자살을 하였다. 아버지의 혼냄이 어느 수준인지는 우리는 알 수 없지만 고교생이 죽음을 택할 만큼은 되는 듯 하다.

송군이 지각을 자주 하는 편이었지만 교우관계 등 다른 면에서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학교가 학생을 무조건 체벌하기 보다느 아이들 마음을 살피고 보듬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요즘 널리 회자되는 말에
'교사는 있으나 스승은 없다'고들 하며 세태를 한탄한다. 그리곤 그뿐이다. 부모는 학교책임으로, 학교는 부모책임으로 돌리는 사이 우리의 아이들은 죽고 있다. 결국 스승이 사라진 오늘날, 그 책임은 부모님이 져야 할 것이다. 차가운 학교 현장과 부조리한 사회와 힘들어 하는 우리 아이들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Posted by 몽인
잡담☞☞진담2009/11/10 13:06



전여옥, 박근혜에 또 '독설' 이라는 제하의 2009년 11월 10일자 한겨레 신문의 내용을 보면 그녀의 의도와는 달리 스스로 한나라당이 사기집단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흥미롭다.
<불교방송>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나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하여 원안+α를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전대표에 대하여 신랄한 비판을 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이 발언의 내용은 이렇다.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는 (행정도시건설특별법)이 나라를 위해 옳지 않은 것이지만
이 법에 반대할 경우 충청권 의원들이 다 탈당하겠다고 하는 등 위기위식을 느껴
일단은 합의를 해주고 정권을 잡으면 되돌리자고 아주 쓰라린 선택을 했다고 본다.

이러한 선택이 한나라당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쓰라린 선택이었는지는 모를 일이나 그때 그때 표쏠림에 따라 당론이 오고 가는 집단이 한나라당임을 그녀 스스로 밝히고 있는 셈이다. 이젠 다시 수도권의 표를 의식하고 위기의식을 느껴 수정론을 펼치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소위 한나라당이 말하는 국익은 개뿔 이라는 얘기다. 지금 그녀가 맡고 있는 한나라당에서의 직책은 전략기획본부장이다. 어떤 전략과 어떤 기획이 나올 지 사뭇 기대되는 커밍아웃의 현장이다. 여기에 한가닥 힘을 보태기라도 하듯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선거 때는 열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지만, 선거가 지나면 차분히 일을 해야 한다.
정치와 행정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
정치인들이 한마디 한마디를 다 신중하게 해서 불필요한 논쟁이 없는 것이 좋지만,
선거 때의 정치인 발언을 국민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성숙하게 소화하는 역량도 필요하다.


선거때 정치인이 하는, 아니 이쯤되면 씨부리는 말은 표를 얻기 위한 사기꾼의 얘기일 뿐이라 믿던 말던 국민들이 알아서 하시라는 뜻일테니, 어서 어서 우리 국민들은 성숙하고 소화력 뛰어난 민주시민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인의 말에 소화불량이 걸릴 지 모른다. 세종시 문제처럼 목구멍의 계륵이 되어 버릴 지도 모른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잡담☞☞진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규모의 경제가 모든것의 해답은 아니다  (0) 2009/11/14
한가로운 선생님  (0) 2009/11/11
전여옥의 커밍아웃  (0) 2009/11/10
언론의 힘이 무서운 세상  (0) 2009/07/24
생각이 많으면 힘들다  (0) 2009/04/11
굳게 닫힌 문을 열어라  (0) 2009/04/06


Posted by 몽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