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에도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서늘함, 쿨하다고 해야 하는 그 문체는 여전히 배어 있는것 같습니다. 사실 「상실의 시대」와 같은 로맨스에서도 그 서늘함이 일종의 장점처럼 작용했으니까 스릴러 미스터리물에 가까운 이번 작품에서는 더 그런 문체의 장점을 살리고 싶었을 지도 모르죠.
우리도 가끔은 그런 날을 경험합니다. 어느날 자고 일어나 보니 내가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던 느낌. 아니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합니다. 예를 들면, 어제까지만 해도 죽고 못살것 같던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진 뒤 세상은 이제 다른 곳이 되는거지요. 그 반대도 있겠네요. 이상형의 연인을 만났다면 그 세상은 또 다른 세상이 되겠죠. 1Q84년으로 들어선 것입니다. 하늘에 달이 두개 떠 있지 않더라도 그 세상은 정녕 어제와는 다른 세상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세상을 평생 살아가야 할테죠. 그러한 예는 수도 없이 많을겁니다.
아오마메도 덴고도 어쩌면 그렇게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서로를 끌어 당겨서 1Q84년으로 들어오게 되었을 것입니다.
「상실의 시대」를 너무 좋게 봤고 그 뒤에 나왔던 하루키의 소설은 음....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하루키를 부르짖는 것에 대한 반감으로 하나도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이젠 다른 책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목마저 뭔가 있는 듯 멋있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나 「해변의 카프카」, 「어둠의 저편」 같은 책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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